본문 바로가기

view all

저금, 시바타 도요 난 말이지, 사람들이친절을 베풀면마음에 저금을 해둬 쓸쓸할 때면그걸 꺼내기운을 차리지 너도 지금부터모아두렴 연금보다좋단다 더보기
월동, 조 정 햇빛은 눈을 빤히 뜨고 사람을 보는 버릇이 있다 셔츠에 좀이 슬어 잔구멍이 났지만가슴을 파먹고 옮겨가는 벌레들을 막을 수 없다숫돌을 꺼내 심장을 간다무딘 채로 버틸 수 있다면 끝내 버텨보는 것인데벼르고 별러도 뱃머리를 댈 곳이 없는 길이 그물에 걸린다 겁먹은 바람이 우편함에서 납기가 지난 사망 통지서를 집어다 준다 납기를 대지 못한 생은 몇 퍼센트의 연체료를 가산하는지잘 벼린 정맥으로 북극성 귀퉁이에 풀어진 나사를 조인다추위에 새들마저 길을 잃으면 큰일이다 냉랭하게 마음을 사리고 잠든 뱀이 소스라친다 수화기의 끈을 풀어놓고새들이 내려앉는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올해는 果樹도 쉬는 해다 해가 찢어진 그물을 당기며 하혈을 한다 해초 무침에서까지 나프탈렌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폐선의 머리를 쪼개 불을 피운 뒤깊.. 더보기
패스포트, 김경주 中 남들이 그렇게 부르니까 나도 그것을 사랑이라 불렀다. 그렇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왜 그렇게 불러야 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더보기
한 개의 여름을 위하여, 김소연 미리 무덤을 팝니다 미리 나의 명복을 빕니다 명복을 비는 일은 중요합니다 나를 위한 너의 오열도 오열 끝의 오한도 미안하지 않습니다 저승에서의 지복도 나는 꿈꾸지 않습니다 궁극이 폐허입니다 한 세기가 지나갈 때마다 한 삽씩 뜨거운 땅을 파고 이 별의 핵 지대로 내려가곤 했습니다 너를 만나길 지나치게 바랐기 때문입니다 이젠 그 안에 들어가 미리 누워봅니다 생각보다 깊고 아득합니다 그렇지만 무섭고 춥습니다 너는 내 귀에다 대고 거짓말 좀 잘해주실래요 너무나 진짜 같은 완벽한 거짓말이 그립습니다 아이들이 아이스크림을 찾듯 거짓말 덕분에 이 우주는 겨우 응석을 멈춥니다 어지럽습니다 체한 걸까요 손을 넣어 토하려다 손을 들고 질문을 합니다 여긴 왜 이렇게 추운가요 너는 여기로 올 때에 좀 조심해서 와주실래요 뒤를.. 더보기
몇 개의 현상, 오규원 Ⅰ. 빛 1 떨어지는 순간 빛은 하얀 공간에 꽃병도 없이 어딘가 꽂힌 꽃이 된다. 낱말도 없이 문장에 꽂힌 한 송이의 꽃이 된다. 고층의 건물이 사방으로 훨훨 날아다니는, 젊은이들이 중풍에 걸린 개를 타고 돌아다니는 어느 삭막한 나라에서 신의 손에서 풀려 나오는 순간 빛은 미친듯이 확확 타는 꽃이 된다. 2 그는 알 수 없는 종교가 되어 공중에 빛나고 있다. 그는 변신하여 떨어진다. 땅 위에서 반짝이는 사람의 눈과 눈 속에 조용히 쉬며 빛나고 있다. 알 수 없는 낱말과 눈짓이 출렁거리고 있다. Ⅱ. 환상의 땅 고요한 환상의 출장소 뜰, 뜰의 달콤한 구석에서 언어들이 쉬고 있다. 추상의 나뭇가지에 살고 있는 언어들 중의 몇몇은 위험한 나뭇가지 사이를 날아다니다 떨어져 죽고. 나의 고장난 수도꼭지에서도 뚜욱.. 더보기
데스 스트랜딩 (DEATH STRANDING) 트레일러 영상 애인님이 추천해준 기대작!트레일러 첫 장면부터 몰입감이 장난 아니다.아직 예고편과 공개된 내용만으론 전체적인 맥락을 알기가 어렵지만 부분적인 설정만으로도 충분히 기대되는 작품... 데스 스트랜딩의 세계관에선 모든 것이 '탯줄'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첫 번 째 트레일러의 초반을 눈여겨보면 게에게도 실처럼 가는 탯줄이 붙어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유태반 포유류에게만 있는 탯줄이라는 요소를 어떠한 필요에 의해 모든 동물에게 적용시킨 모양인데 정말 기발한 상상력이다.여기서의 탯줄은 Connection, 즉 사람사이의 연결의 의미를 가지고 있고 이 게임의 스토리에서 가장 중요한 소재라고 하니 눈여겨보도록 하자. 참고로 이 게임의 제목인 Death Stranding에서의 strand는 끈 (=줄) 이라는 의미를 .. 더보기
Delectatio - Timeless Delectatio - Timeless 지금은 그늘이 널 갖고 있다 그러니까 넌 빛이야 빛날 수 없는 빛 견디기는 했지만 스스로를 사랑한 적 없는 독신 너는 예쁘지 아니, 슬프지 탬버린이 울 때까지 탬버린은 그치지 않고 이영광 / 그늘 속의 탬버린 더보기
예술의 전당 : 덴마크 디자인전 관람 11월 20일까지예술의 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제1전시실,제2전시실에서덴마크 디자인전이 열린다. 덴마크 근대 디자인의 황금기인 20세기 디자인을 중심으로 전시가 이루어진다.로얄코펜하겐부터 한스 베그너의 라운드 체어(Round Chair), 팬톤체어 등덴마크를 대표하는 디자인 작품 200점으로 구성되어 있다. 디자인에 관심이 있고북유럽 특유의 자연주의적인 감성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한번쯤 관람할 가치가 충분하다. -전시물 촬영사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