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맑스코뮤날레 발표 원고 中
“누구나 조금씩은 안개의 주식을 갖고 있다.” 『사회를 말하는 사회』는 오늘의 한국 사회를 표현하는 여러 이름을 나열한다. 위험사회, 피로사회, 허기사회, 잉여사회, 분노사회, 절벽사회, 분열사회 등 부정적 의미의 이름들이다. 우리 사회가 고통의 과잉을 경험하고 있다는 증거다. 거기에 이름을 하나 더 추가하는 것이 미안하지만 가장 많은 이의 보편적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우리 사회의 이름은 불안사회일 것이다. 신자유주의 사회에서는 부자도 가난한 자도, 승자도 패자도, 정규직도 비정규직도, 노인도 젊은이도, 청소년도 어린이도, 모두 불안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안의 보편성을 시각적으로 잘 보여주는 이미지는 안개다. 안개는 기체성과 액체성을 동시에 갖고 있다. 불안은 기체처럼 어디에나 존재하며 액체처럼 우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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