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주회, 성동혁

from FAV POEMS 2016.10.24 12:20



너는 언제쯤 우리라는 말 안에서 까치발을 들고 나갈 거니

내 시집의 번역은 죽어서도 네가 맡겠지만

너 말고는 그 누구도

아픈 말만 하는 시인을 사랑하진 않을 것이다

나는 먼 곳에서 오역들을 모아 편지를 만들 것이다

잘못된 문장들을 찾다 보면

우리가 측백나무 밑에서도 아무렇지 않게 이별을 견딘

이유를 알 수 있지 않을까

너는 아마 그때도 사랑이 오역에 의해 태어났단 걸 믿지

않을 것이다

나는 혼자서 불구덩이로 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나의 사랑하는 아버지 나를 홀로 두지 마소서 (이 부분

에선 네 얼굴이 함께 떠오른다)

나는 더 이상의 불을 삼킬 수 없습니다

매일 기도한다

지상은 춥고 외로운 지대라 믿었다 등고선을 이으며

슬픔은 직선으로 왔는데

그럴 때만 곡선이 되는 이유를 생각해 본다

우리의 얼굴은 참 구불구불하구나

어느새 낮아지고 높아지는지도 모르게 이어졌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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